극단. 극단이라는 이름은 내게 왜인지 모르게 떠돌아다니며 아무 관객이 없어도 연극을 하고 또 어딘가로 떠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가족 협의회에 처음 간 것이 아님에도,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처음 그곳에 갔을 때는 뭘 느끼고 할 틈 없이 정신없었다. 다시 한번 가족협의회에 도착했을 때, 맑고 더운 날과 반대로 쓸쓸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장소에 기운 같은 게 있다는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다가 처음으로 ‘어? 좀 그런 게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노래를 부르고 계신 대강당에 들어서자, 옆 벽면에 학생들의 사진이 쭉 쭉 붙어있었다.이전 기억교실에서 봤던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 명 한 명 더 기억하지 못하는 게 미안했다. 누구한테 미안한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대강당에 들어설 때 노래를 부르고 계셨다. 조용히 카메라를 세팅하고 나니 노래가 끝나고 다들 얘기를 하시고 계셨다. 모든 인터뷰가 기억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한 가지는 기억난다. 연극이 집에서 나오지 못하던 분들이 다시 나올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