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교실을 갔을 때, 너무 몰랐다. 그냥 무작정 수많은 죽음 앞에 슬퍼하기만 했다. 감당하기 힘든 고통 앞에 힘이 빠져 울기도 했다. 한분 한분 더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생각지도 못할 수만큼의 죽음 앞에 고통 앞에서 무너지는 것보다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기로 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약전.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다. 어떤 사람의 생애와 업적을 간략하게 적은 기록. 어렸을 적 위인전도 읽지 않은 나에게 생소한 이야기였다. 책을 펴자마자 알았다. 우리는 수많은 우주를 이해하려는 시도라도 하였는가. 책을 펴자마자 거의 다 읽었던 것 같다. 모두 비슷했다. 부모의 사랑스러운 자식이었다. 나와 같이. 나에게 또 한 번 상기시켜준다. 그들은 특별하지 않다. 모두 평범하고 나와 같은 사람들이다.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