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마지막 인터뷰였다. 대중교통으로 가기가 쉽지 않아, 학교 끝나고삼삼오오 모여 택시 두 대를 잡아타고 출발했다. 가는 길에 조용한 택시 안에서, 곤히 잠든 친구 너머로 한강의 야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던 것이 생각난다.
미류작가님과의 인터뷰는 내가 다큐 촬영 중 가장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가히 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건은 발생했고, 그 사건으로 인해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하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당연히 우리는 이를 잊어버리므로 기억은 그 사람들과 함께 가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라고.
모든 도덕은 사실 자연스러움을 거스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들은 적 있다. 내게 세월호는 일말의 책임감이었다. 아무것도 몰랐던 11살의 내가 왜 세월호 사건에 책임 의식을 느끼는지 나조차도 궁금했었다. 이제는 그것이 역설적으로 망각이라는 자연스러움을 거슬러, 모두의 시간이 함께 흘러가는 지극히 평범한 자연스러움에 도달하려는 시도라는 것을 안다. 언젠가 그 자연스러움을 마주하는 날을 계속해서 꿈꾸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