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미팅 때부터 김성묵 님을 찾아뵙는 발걸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내가 섭외를 맡았던 분이어서, 그래서 더 전부터 대화를 나누어서인지는 몰라도편치 않은 마음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다른 인터뷰들을 진행해왔다는 뜻이 아니다. 세월호에서 마지막으로 생존하신 분. 그 배에서 마지막으로 나오셨을 분을 만나는 길이어서 마음이 무거웠던 것 같다.
김성묵 님의 인터뷰에는 분노가 있었다. 짜증이나 화처럼 사사롭고 가벼운 그런 것 말고 분노가 있었다. 그간 진상규명 하나를 위해 해오신 일이 모두 헛짓이 되었다는 것에 대한 분노, 사실은 안타까움, 비통함, 누군가를 향한 화, 결국 다시 분노가 있었다. 김성묵 님의 삶은 무지 쉽지 않은 삶같아 보였다. 쉽지 않은 삶...”죽지 못해 살아내는 살인자입니다”라는 김성묵 님의 페이스북 소개 글에서도 느낄 수 있었던 것을 인터뷰에서 확실히 느꼈다.